세미나 주제: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와 홍콩-본토 관계
일시: 2019년 9월 21일 토요일 오후 1시
발표자: 곽시원 (호주국립대학교 국제안보학 학사; 서울대학교 외교학 석사과정)
2019년 초, 홍콩 정부는 찬퉁카이 사건을 계기로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홍콩 시민들은 해당 법안이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본토로 송환하는데 악용할 수 있다고 하면서 홍콩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6월부터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송환법 철회와 반(反)중국 및 민주주의와 자유를 요구해왔다. 지난 석 달간, 홍콩은 시위대와 경찰 간 물리적 충돌, 공항 폐쇄, 인민해방군 투입설 등 여러 사회적·정치적 혼란을 겪었으며, 지난 9월 4일, 홍콩 행정장관 캐리 람이 송환법의 공식 철회를 발표해 다시 조용해지는 듯하였으나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영국은 1842년 아편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패전국 청나라로부터 홍콩섬을 가져간다. 그리고 2차 아편 전쟁 이후 홍콩섬 북부 지역을 추가로 가져가고 마지막으로 1898년에 홍콩의 외곽지역을 가져가는데 앞서 두 차례와 다른 점은 홍콩 외곽지역은 영구 소유가 아닌 99년 동안조차, 즉 임대를 약속하고 가져간 것이다.
홍콩 외곽지역의 반환 시기가 다가오자 영국과 중국 사이의 협상이 진행됐는데 영국은 조차를 15년 연장할 것을 주장하였지만 중국은 이에 대해 반대했으며 홍콩섬과 북부 지역을 제외한 홍콩 외곽지역의 반환을 요구했다. 홍콩 외곽지역은 홍콩 전체 크기의 60%에 달했기에 이를 내주고 홍콩을 더는 운영하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한 영국은 중국이 앞으로 50년 동안 영국령 시대의 법과 시스템을 홍콩 지역에서 유지한다는 약속하에 홍콩 전체를 반환했다. 다시 말해, 일국양제(한 국가에 두 개의 체제가 존재)를 통해 홍콩의 중국 회귀에 합의한 것이다.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받았지만 중국에 대한 홍콩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 불만은 점점 증가했고, 이는 결국 2014년 우산 혁명과 금년의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로 이어졌다.
홍콩 시위대는 송환법의 완전 철폐, 체포된 시위대 석방, 경찰의 과잉진압 조사 및 처벌,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그리고 시위대에 대한 ‘폭도’ 규정 철회 등을 홍콩 정부가 수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이에 대해 불응하고 있으며 폭력 시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반면, 중국 정부는 일부 시위대가 중국의 ‘핵심이익’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홍콩 문제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려는 서방 국가들을 용납할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홍콩은 중국의 자금조달 창구 기능을 하며, 홍콩 사태의 악화로 외국인투자 위축이 발생하면 중국에도 경제적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똑같이 홍콩 역시 본토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기에 (무역 50%, 수출 55%, 수입 46%, 재수출 조달처 55%) 시위가 계속되면 홍콩의 상품교역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홍콩의 상황이 불안정하다 보니 이민을 고려하는 홍콩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민자들은 영국, 호주, 캐나다를 선호하며 물가가 비교적 저렴한 대만으로 향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2017년에는 2430명이 넘는 홍콩인이 이민 길에 올랐는데, 이는 2016년의 6000여 명보다 4배 많은 수치이다.
따라서, 이번 세미나에서는 홍콩-본토 관계를 살펴보고 홍콩의 사회적•정치적•문화적 미래를 논해보고자 한다.
토론 질문:
중국 정부는 2000년대 후반부터 홍콩에 대한 통제 정책을 드러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한 이후 홍콩에 대한 강압적인 통치를 노골적으로 앞세웠다. 이번에 이슈가 된 범죄인 인도법도 통과가 되었다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수 있는 정당한 메커니즘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이처럼 중국은 군사력에 의존하지 않고도 홍콩을 장악할 수 있는데 송환법이 공식적으로 철회된 상황에서 중국은 또 어떤 방법으로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수 있을까? 그리고 홍콩은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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